독립다큐는 발견의 예술

  삶을 기록하는 김동원 감독

 

 영화관에서 돈을 내고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는가? 사람들은 다큐멘터리를 어두운 분위기의 영상 혹은 사실을 전달하는 용도로만 생각한다. 하지만 다큐멘터리는 그리 단순하지 않다. 감독과 등장인물 사이의 소통 없이는 결코 완성될 수 없다. 가을이 끝나가는 계절, 신대방동에 위치한 푸른영상 사무실에서 김동원 감독을 만났다.

푸른영상의 김동원 감독님 (사진=심종훈 기자)

 

 

가슴과 발로 세상을 만나는 사람들

 

 소외받는 사람들의 아픔을 들여다보고, 영상으로 사회에 메시지를 던지는 이들이 있다. 푸른영상은 김동원 감독을 중심으로 1991년 결성된 다큐멘터리 제작집단이다. 카메라를 통해서 건강한 세상을 만들고 싶은 사람들, 자본과 시스템으로 큰 작품을 하기 보다는 진실한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푸른영상에 모여있다. 이웃들의 삶을 기록하며 역사와 사회문제에 대해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하고자 노력한다.

 

 모든 것은 동전의 양면이라고 그랬던가. 좋은 취지를 가지고 의기투합했지만, 어려움은 있었다. 공동체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지향하는 바를 바탕으로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사무실 운영, 생계 등 현실적인 문제들에 부딪혔다. 치열한 논쟁 끝에 ‘푸른회원 제도’를 도입했다. 정기적으로 후원하면 ‘푸른영상’에서 제작된 작품들을 보내주고 후원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준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2000년대 초부터는 영화진흥위원회나 정부기관에서 사전제작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영상제작에 있어 자본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이 판단의 우선 기준이 되지 않도록 경계했다. 그렇게 다큐멘터리의 끈을 놓지 않으며 설립 30주년을 향해가고 있다.

 

 

‘세상이 보이더라고. 그러니까 내가 보이고.’

 

 독립다큐멘터리는 김동원 감독의 인생을 바꾸었다. 한국의 스필버그가 되겠다고 시작한 5년간의 조감독생활은 영화가 무엇인지도 모른 채 지나갔다. 자신의 길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쯤, 상계동의 참혹한 현실을 마주했다.

 

 88년 한국에서 올림픽이 열렸다. 외국손님들에게 가난한 서울의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는 도시 미학적 관점에서 달동네 재개발사업이 진행됐다. 상계동 주민들을 비롯한 서울 200여 곳의 달동네 세입자들은 아무런 대책도 없이 집에서 쫓겨났다. 그의 첫 작품 <상계동 올림픽>의 내용이다. 많은 사람이 죽었지만, 언론마저 침묵해버렸던 독재의 시대, 그는 3년간 기록되어야 하는 순간들을 찍었다.

 

 2003년 12월 9일의 기억도 생생하다. 12년 동안 비전향 장기수를 다룬 다큐멘터리 <송환>을 처음 상영한 날이다. 촬영을 하고 밤새도록 술을 마셨다. 우연하게도 같은 시각 혜화동에서 조선족이 동사를 한 사건이 있다. 길을 헤매다 경찰서에 신고했으나 한국말이 서툴러 장난 전화로 넘어갔다. 그는 자신이 해야 할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 사람의 심정을 공감하기 위해 노력했다. 추위를 느끼기 위해 발가벗고 당시 동선을 따라 움직였다. 일상에서 벗어나 순간들을 쫓다 보니 세상이 보이고, 자신 또한 보였다. 우연의 발견이 필연의 예술이 되었다. 지금의 김동원을 만든 건, 그 시간들의 축적이었다.

 

 

 

 

 

 

 

 

 

 

 

 

 

 

 

 

김동원 감독님 (사진=심종훈기자)

 

 

소수자의 삶을 산다는 것

 

 상계동에서 그는 카메라 뒤에 있었다. 주민들은 더 위험한 상황에서 투쟁했다. 그 때 오기가 생겼다. 뒤에 숨어버리고 도망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판단했다. 오기는 단순한 용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그들과 함께하기로 마음먹은 순간, 그는 진정으로 자유로워졌다.

 

 그가 내린 결론은 ‘메이저가 아닌 소수자의 삶을 사는 것’ 이었다. 빈곤은 더 이상 소수의 문제로 치부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 모두 언제든지 빈곤해질 수 있다. 도움을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으로 구분하는 선량한 차별을 경계해야 한다. 독립다큐멘터리는 그의 결심을 지속시키는 매개체다. 그의 작품들은 우리 사회가 조연으로 여기는 이들을 주연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들의 얼굴을 직접 바라보며 마음으로 다가설 수 있는 용기가 생길 때 우리는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메인진행                                                             서브진행                              

심종훈 기자                                                         박지원 기자                             

shim2646@naver.com                                   bonaa0412@naver.com                             

서브진행                                                             서브진행                              

정수빈 기자                                                         정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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