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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자 : 2019/12/19|발행인 : 최영묵 | 편집인 : 나수진  | 웹제작 : 경도현 | TEL : 02-2610-4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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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마을미디어가 있습니다.

구로FM 최종호, 김정금, 이민수 활동가

 

 바람이 차게 불던 초겨울, 구로FM 활동가들을 만나기 위해 오류동 사무실로 향했다. ‘구로 민중의 집’이라는 간판이 걸린 아늑한 공간이었다. 세 활동가가 그곳에서 우리를 반겼다. ‘구로 민중의 집’은 지역 회원들의 회비로 운영 되고 있으며, 주민들의 자치활동 및 휴식공간으로 활용한다. 또한 대형 노조에 소속되지 않은 요양보호사, 인터넷 설치기사 등 지역 노동자들의 회의공간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구로FM은 구로 지역의 마을 라디오로 ‘구로 민중의 집’ 안쪽 작은 방을 스튜디오 삼아 활동하고 있다.

 

 2013년 출범한 구로FM은 타 지역의 라디오 방송을 알게 된 구로구 주민들이 자치적으로 추진해 일구어낸 마을 공동체 라디오다. 서울시 마을미디어 지원 사업을 통해서 주민들이 활동하는 데에 필요한 장비를 꾸리고 필요한 여러 가지 지원들을 얻어내 운영해 왔다. 초창기에는 주민 개인의 성격, 연령, 계층, 관심사에 따라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프로그램과 특정 분야 노동자들의 투쟁이야기를 전하는 프로그램으로 시작했다. 지금까지도 주민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지역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방송이 주를 이룬다.

 

 연령도, 살아온 배경도 전혀 다른 세 활동가를 만나 마을 미디어에 대한 생각과 구로FM을 운영하며 살아가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왼쪽부터) 구로FM 최종호, 김정금, 이민수 활동가

 

 

각자의 지점에서 모인 세 활동가

 

 구로FM에서 5년째 활동 중인 김정금 활동가는 구로FM을 만나기 전까지 육아에 힘쓰던 전업 주부였다. 그는 현재 최종호 활동가와 함께 라디오 방송 ‘종이비행기’에서 디제이로 활약하고 있다. 그녀는 대학 시절 방송부 활동을 한 적이 있지만 라디오 시스템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었다. 졸업 이후 유치원 교사로 아이들을 보살피는 일을 이어 오다가 막내의 출산과 함께 전업 주부의 길로 들어섰다. 구로 지역에 거주하며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지역 커뮤니티 활동에 참여하게 되었고 그곳에서 구로FM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마을 라디오 교육 과정을 수료한 후 DJ로 방송을 진행해 오던 어느 날, 당시 활동가로부터 주부 활동가로 함께 하자는 제의를 받았다. 김정금 활동가는 세 활동가들 중 유일하게 구로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이며, 구로FM의 활동전반에서 소통의 창구가 되어주고 있다. 또한 라디오 교육과 마을 미디어를 설명하고 지역에 알리는 역할을 맡고 있다.

 

 최종호 활동가는 대학시절 영상동아리 활동을 하며 영상을 접하게 되었고 졸업 이후 다큐멘터리 작업을 이어왔다. 그 과정에서 ‘미디액트’ 수업을 들으며 마을미디어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고 대안미디어나 공동체 운동의 의미를 새겼다. 함께 수업을 듣던 한 친구의 소개로 구로FM과 함께 하게 된 그는 구로FM에서 처음으로 활동가라는 명칭을 가지게 되었고 라디오라는 매체도 처음 다루어 보았다. 최종호 활동가는 구로FM에서 PD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민수 활동가는 구로 민중의집 운영위원이자 이전에도 마을 활동가의 일을 이어오고 있었다. 구로FM의 존재를 익히 알고 있었기에 다른 두 활동가의 함께 하자는 제안을 받아들였고, 1년 째 활동가로 구로FM과 함께 하고 있다. 이민수 활동가는 타 지역에서의 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구로FM의 큰 틀을 잡아주고, 비전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교육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모이는 회원들

 

 라디오 방송을 함께 만들어 갈 주민들이 모이는 경로는 대개 구로FM에서 주최하는 ‘마을라디오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매해 상반기에 8주에서 10주 과정으로 진행되는 마을 라디오 교육 프로그램은 구로 지역 내에 전단과 현수막을 통해 교육생을 모집한다. 구로 지역은 마을 네트워크가 활성화되어 있어 이를 통해 교육에 참여하는 비율도 높다. 또한 구로지역과 맞닿아 있는 광명시나 부천시에서 교육에 참여하는 경우도 있다.

 교육 초기에는 타 마을 라디오의 운영자를 초대해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다. 지금은 활동가들이 서울시의 ‘서로배움터’나 미디엑트의 ‘오퍼레이터 양성과정’ 등에 참여해 역량을 강화하고 라디오를 직접 진행하고 운영하며 터득한 기술로 직접 교육을 하고 있다.(문장이 너무 깁니다.)

 교육생은 평균 10명 안팎이고 근래에는 줄어드는 추세이지만 교육을 수료하는 비중은 꽤나 높은 편이다. 교육생들이 수료 작품으로 제작한 컨텐츠는 라디오 방송으로 이어진다.

 민중의 집을 방문한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해보자고 시작한 경우나 기존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출연 했다가 교육을 받고 지속적으로 참여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현재 구로FM에서 진행 중인 대표 프로그램은 주민 활동가를 초대해 인터뷰하는 ‘종이비행기’다. 해당 프로그램은 구로 지역민들의 방송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다. 책 한 권을 골라 두 사람이 생각을 나누는 방송 ‘책순이와 하니의 책 이야기’, 책을 낭독하는 방송 ‘핑카나의 천천히 읽다’도 있다. 최근 방송으로는 구로구 오류동에서 아이 둘을 키우며 겪는 삶의 이야기를 풀어낸 방송 ‘바보엄마 반예모의 자유롭고 유쾌한 오늘’과 문화, 영화, 인권 등의 키워드를 가지고 최근 이슈들을 이야기 하는 ‘김정아의 최근담’ 등이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목소리를 들려줄 수 있기를

 

"활동가들은 매년 이 시기가 되면

내년에도 이 활동을 지속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해요."

 활동가들은 매해 연말이 되면 마을미디어 활동을 지속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구로FM 활동 전반이 서울 마을미디어 지원사업의 공모지원을 통해 이루어져서 경제적 안정을 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구로는 다행히 매해 지원 사업에 선정되고 있다. 그러나 활동비의 불안정으로 인해 활동가들은 고심하고 있다

 

 공모에 올라오는 마을미디어 사업에는 라디오 이외에도 영상, 신문 등 여러 매체들이 포함된다. 아이템 형, 매체 형, 거점 형, 복합 형 등 사업 형태에 따라 분배 지원된다. 또한 지역 할당 제도가 없기 때문에 지원사업 선정에 대한 경쟁이 치열하다. 국가단위의 공동체 지원 사업은 선거가 이루어지는 해에는 진행이 늦어진다. 활동 보조금에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 지역 활동가들의 입장에서는 곤란한 상황인 것이다. 그래서 많은 공동체사업들은 어떻게 하면 독립적인 형태로 자립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한다. 실제로 타 단체들은 지역구와 연결해서 사업을 이어가기도 하고, 공간 대여비를 받거나 후원회원 구조를 구축하는 등 독자적 경제기반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그 만큼의 인력과 기반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최정금 활동가는 “활동가들의 인건비 확보가 최우선시 되어야 합니다. 지원금도 올라서 양질의 다양한 사업들을 진행할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어요.”라고 전했다.

 

 

주파수 없는 마을미디어의 현 위치

 

 구로FM은 주파수를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이름이 FM이라고 지어진 이유는 마을미디어 운동을 시작한 초기 활동가들이 마을미디어가 공공성을 확보하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구로FM을 비롯한 마을 라디오 방송들은 종국에는 주파수를 얻어 목소리를 키우는 방향으로 나아가길 원한다. 한편 시민들이 팟캐스트나 인터넷 방송을 직접 제작하고 소비하는 규모가 늘어나고 있으므로 다른 매체를 활용하는 것도 마을미디어가 노력해야 할 지점이다.

 

 

“마을미디어의 브랜드 가치는 아직 미미하다고 생각해요.”

 

 컨텐츠는 소비돼야 한다. 웰메이드 영화라 할지라도 상영관이 없으면 소비자에게 닿지 못하는 것처럼 혼을 쏟아 만든 마을라디오들이 주파수를 갖지 못해 지역민들에게 닿지 못하고 있다. 현재 구로FM 마을라디오는 팟캐스트 전문 채널 팟빵을 통해서만 청취가 가능하다. 올해부터는 서울 교통 방송 tbs와 협업을 통해서 매일 저녁 15분씩 주파수를 타고 마을라디오가 방송되기 시작했다. 이민수 활동가는 “올 해 tbs 와의 협업이 마을 미디어 산업에 파격적이 효과를 가져다주었다”고 평가했다.

최근에는 ytn이나 tvn에서도 마을미디어와의 협업을 검토 중이다.

 tvn의 예능 프로그램 ‘유퀴즈 온더 블록’은 유명인들이 스튜디오에서 이야기를 펼치는 기존 토크쇼 방식을 따르지 않고, 두 사회자가 거리에서 시민들을 만나 생기는 돌발적 상황을 담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틀은 평범한 마을 주민들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인데, 이것이 마을미디어가 지금껏 해온 역할이다. 최종호 활동가는 “대형매체에서 소시민들의 이야기를 다루기 시작했다는 것이 마을미디어에게는 기회요인으로 작용한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전했다.

 

 지역별로 주민들이 제작한 방송이 주파수를 타고 나가는 모습을 꿈꾼다. 지역방송들이 주파수를 24시간 유지할 수는 없어도 25개 자치구들이 교대로 진행한다면 꿈 꿔 볼 만한 일이지 않은가. 그 때에는 마을미디어도 광고 수익 등 기존에 없던 새로운 수익 모델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안정적인 수익을 기반으로 자립성을 갖춘다면 양질의 컨텐츠를 기대해봄직 하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제도적 변화가 필요하다. 최근에 서울시는 마을미디어 지원 조례를 통과시켰다. 국가적으로도 마을미디어 지원 사업이 활발해진다면 이들의 성장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마을미디어를 브랜드라고 말하기에는 모호하지만, 마을미디어가 필요하냐고 물었을 때 우리는 필요하다 라고 답하겠습니다. 공중파로 들을 수 없는 지역 안의 작은 이야기에도 귀 기울일 수 있는 매체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죠. 주민들의 소소한 일상을 이야기하는 것 같지만 귀중한 것들을 많이 담고 있어요. 그리고 누군가는 그 이야기를 들어줘야 합니다.”

 

 

기사                                  

김예빈 기자                                  

(aig6608@naver.com)                                  

 

 

 

사진                                 

주종현 기자                                 

(pasnet@empa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