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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을 통해 역사를 만들어가다

사이버 외교 사절단 반크(VANK) 박기태 단장

 

 

 한일 간 독도·동해 문제는 오래 된 일이다. 군국주의의 상징 욱일기는 2020 도쿄 올림픽을 발판으로 부활하려 한다. 1년 전 평창 올림픽 해설에서 NBC의 쿠퍼 라모는 일본의 한반도 식민 지배를 옹호했다. 2년 전 미중 정상회담에서는 ‘한국이 중국의 일부’라는 망언도 나왔다. 모두 한국과 관련된 역사 문제들이다.

 

 한국에 대한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고자 실천하는 단체가 있다. 사이버 외교 사절단 ‘반크(Voluntary Agency Network of Korea)’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국의 역사·문화 홍보 및 오류시정 활동을 한다. 반크 사무실에 들어서자 벽에 걸려있는 각종 지도와 해외 교과서들이 눈에 띄었다. 지도 밑엔 언제든 떠날 수 있게 캐리어를 준비해놓았다.

 

 

 

 

 

인터뷰 중인 박기태 단장(사진=반크 제공)

반크의 시작이 된 ‘펜팔 사이트’

 

 사실 반크는 한국을 홍보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단체가 아니다. 시작은 대학 과제였다. 99년 박 단장은 야간 대학의 일본어과를 다녔다. 교양과목 ‘인터넷 활용 수업’에서 홈페이지 만들기 과제를 받았다. 그때 떠오른 아이디어가 ‘펜팔 사이트’였다. ‘한국어과’가 있는 전 세계 천 여 개 대학에 편지를 보냈다. 학생들 중 한국이 궁금하거나 친구를 사귀고자 한다면 1대 1로 소개해준다는 내용이었다. 외국의 한 국립대학으로부터 답장이 왔다. 이후 백 여 명의 외국 학생들과 교류하기 시작했다.

 

 펜팔 사이트는 훌륭한 스펙이 되었다. 덕분에 좋은 회사에 취업했다. 하지만 자신만의 꿈을 놓을 수 없었다. 상사가 자리를 비울 때마다 사이트를 관리했다. 그때 후배가 왜 다른 일을 하냐고 물었다. 가려졌던 자신의 꿈에 대해 생각하게 된 결정적 계기였다.

 

윤봉길 의사의 정신을 이어가다

 

 매헌 윤봉길 의사는 “현재 세계지도에 ‘조선’은 일본과 동색으로 채색되어 각 국인은 조선의 존재를 추후도 인정하지 않는 상황에 있다.” 고 상해의거의 이유를 밝혔다.

 

 박 단장도 마찬가지다. 펜팔 사이트를 운영하며 세계 교과서와 지도에 독도가 다케시마로,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된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한인동포와 외국인들의 제보가 이어졌다. 그는 이 내용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 오류가 있는 외국 출판사에 시정을 요구 했다. 처음으로 「내셔널 지오그래픽」과 글로벌 지도회사 「월드 아틀라스」가 동해로 수정했다. 이를 계기로 박 단장은 본격적인 오류 시정 활동을 시작했다. 작은 펜팔사이트가 지금의 반크가 된 시발점이다. 그는 반크를 통해 자신만의 특별한 가치를 발견했고 인생 전부를 걸게 되었다.

 

 

 

 

 

 

 

독도 홍보대사 발대식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사진=반크 사진 사이트)

의도된 왜곡, 지켜야 할 역사

 

‘한국은 오랜 기간 중국의 속국이었고, 러일전쟁 이후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다.’

 

 이것은 전 세계에 퍼진 보편적 역사 오류다.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 누군가 의도적으로 역사를 왜곡시킨 것이다. 그 시작은 일제강점기이며, 왜곡의 근본적 목적은 ‘식민지 합리화’다. 조선은 어차피 중국의 속국이었기 때문에 일본이 문명화를 돕는다는 것이다. 이를 국제사회에 발표하고 조선의 주체성과 독립의지도 말살시켰다. 한국은 80년대 후반이 되어서야 역사오류를 발견했다. 광복 이후 6.25를 거치며 사실을 바로잡을 시기를 놓친 것이다. 결국 잘못된 사실이 아직도 국제사회에 남아 있다.

 

 한국은 신생국가가 아니다. 오래된 역사와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나라다. 만약 왜곡된 역사를 방치한다면 모든 부분에서 ‘뿌리’가 없어진다. 우리가 어떤 일을 해도 근본은 중국과 일본이 된다. 결국 창조력이 사라진다. 창조해낸 문화가 우리의 것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선진국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힘도 잃게 된다. 그래서 오류 시정은 중요하다.

 

 가시적인 경제수치는 언제든 바꿀 수 있다. 반면 비가시적이지만 상대국으로부터 존중받을 수 있는 가치가 있다. ‘문화 가치’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역사다. 우리의 주체성과 문화적 자부심을 지키기 위해 역사·문화를 알리는 활동도 중요하다.

 

일본과 중국은 갖지 못한 ‘대의’

 

“인정해야 합니다.”

 

 중국과 일본은 역사문제에 대해 정부가 적극 나선다. 반면 한국은 정부보다 민간단체가 더 적극적이다. 그는 이런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각국 외교 인력을 보면, 대략 중국 7천명, 일본 5천명이지만 한국은 2천명이다. 예산도 중국과 일본에 비해 십분의 일 규모다.(2조 4,500억원, 2019년 기준) 만약 우리도 예산과 인력을 늘리면 어떻게 될까? 중·일 정부도 똑같이 대응할 것이다. 결국 정치·외교 측면에선 이길 수 없는 싸움이다.

 

 박 단장은 현실 인정에서 끝나지 않았다. 중·일이 갖지 못한 것을 찾았다. 바로 ‘대의’다.

 

 “중·일은 한국 청년들만큼 국가적인 문제에 대해 명분과 대의를 가지고 참여하지 않아요. 일본과 중국은 대의가 약해요. 그들은 은폐하는 역사가 많기 때문에 개방상태에서 사람들이 함께 할 수가 없어요. 그런데 우리는 마음껏 개방해도 돼요. 숨기는 역사가 없기 때문이죠.”

 

 박 단장에 따르면, 중·일은 역사문제에 대해 국가 주도로 움직인다. 반면 한국은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인다. 이런 차이를 잘 활용해야 한다. 즉, 국가적 외교와는 다른 방향으로 역사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

 

 

 

 

 

글로벌 독도 홍보대사 발대식에 참가한 청년들(사진=반크 사진 사이트)

전 세계 청년들의 위대한 도전

 

 반크 활동을 하는 청년들의 국적은 다양하다. 한국은 물론, 세계 각국에서 반크를 찾는다. 약 15만 명의 청년들이 한국 홍보와 오류 시정 활동을 해왔다. 올 여름, 박 단장에게 깊은 인상을 준 청년들의 활동이 있다. 그들은 동해 병기 약속을 받아냈고, 욱일기의 실체를 알렸다.

 

 클라라(21)는 프랑스에서 온 청년이다. 7월부터 6주간 인턴을 했다. 활동 중 프랑스 최대 사전 출판사 라루스(Larousse)로부터 동해 병기를 약속받았다. 설득 과정에서 독도·동해문제를 세계 보편적인 관점으로 승화시킨데 큰 의미가 있다.

 

 한인동포 이승빈 군(18)은 전 세계 홀로코스트 박물관에 욱일기와 관련된 자료 및 편지를 보냈다. 그 결과 그로스-로젠 홀로코스트 박물관으로부터 답장을 받았다. 한국 역사에서 욱일기의 의미에 대해 알게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반크의 활동이 필요한 이유다. 유럽에선 일본의 전쟁 범죄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욱일기의 실체를 알리는 과정에서 독일 나치의 문제(하켄크로이츠)와 결부시켰다. 유럽인들이 겪은 역사적 공감을 이끌어 내는데 효과적이었다. 한일 간의 문제를 범세계적인 문제로 가치를 확대해 큰 의미가 있다.

 

사회가 요구하는 것이 아닌 나만의 꿈을 갖자!

 

 박 단장에게는 청년들을 동참시키는 부분이 보람인 동시에 힘든 점이다. 사회는 당장 눈앞의 것을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10대들은 입시, 20대부터는 취업이다. 청년들의 참여를 모으는 일이 갈수록 쉽지 않다. 그래서 주어진 강연은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 역사문제가 우리의 일이란 것을 설득하려면 직접 만나야 하기 때문이다.

 

 반크 청년들과 박 단장의 꿈엔 역사를 지키고자 하는 대의가 있다. 이들은 외교관은 아니지만 외교 일을 한다. 역사가는 아니지만 역사를 만들어간다. 그들의 열정과 실천이 모여 역사를 지키고 있다. 박 단장은 대의에 힘을 보탤 또 다른 청년들을 기다리고 있다.

 

http://diplomat.prkorea.com/main.jsp

(반크 사이트)

 

서은율 기자                                    

(rmsmsrkqkd@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