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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의 즐거움과 ‘해고 불안’ 사이

교내 청소 노동자 A씨와 B씨

 

 

 성공회대 구성원은 다양하다. 학생, 교수, 교직원, 그리고 청소노동자들과 경비노동자, 학교 시설 수리 기사 등 여러 사람이 모여 있다. 우리는 교수와 교직원은 많이 만나지만, 정작 가까이 있는 청소노동자나 경비노동자와는 대화의 기회가 거의 없다. 미화원들과 휴게실에서 그분들이 직접 만들어 주신 떡볶이를 먹고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었다.

 

 

 

 

 

 

 

 

 

 

 

 

떡볶이를 만드는 청소노동자들의 모습 (사진=김주은 기자)

청결캠퍼스의 ‘종결자’

 청소노동자들은 아침 7시에 출근해 오후 4시에 퇴근한다. 용역 회사에서 정해준 시간이다. 근무 시간 동안 학내를 청소하고, 쓰레기를 버리는 등의 일을 한다. 또한 오전에 10분에서 20분 정도 휴식 시간을 가진다. 청소 도구는 한 달에 한 번씩 구입 신청을 하는 형식으로 보충한다. 청소노동자 휴게실은 잘 갖추어져 있는 편이다. 천장 에어컨이 있고, 전기장판이 깔려 있으며, 냉장고도 있다.

 

“휴게실이 이 정도면 정말 잘 되어있는 편이야. 요정도면은 우리는 정말 감사하지. 일은 힘들지만 학교에서 우리한테 가족처럼 대해주시고 따뜻하게 해주니까 힘이 나.”

 청소노동자들은 대부분 50~60대 여성들로, 자식들을 모두 대학에 보내거나 독립시켰다. 처음에는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집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기 무료하여 일을 시작했다. 학교 급식소 등 아침에 일찍 시작해 아이들이 하교하기 전 끝나는 일로 시작해 청소 일에 정착한 경우가 많다. 여러 일 중에서 청소 일이 가장 편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출근 시간이 빠르긴 하지만, 일찍 끝나니까 집에 가서 살림을 하면서 가정도 돌볼 수 있고, 돈을 버니까 아들에게 용돈을 손에 쥐어줄 수 있어서 얼마나 즐겁고 행복한지 몰라.”

 

노동이란, 살아 있다는 증거

 일할 때는 살아 있는 느낌이 든다. 미화원은 봉사하는 마음 아니면 하기 어려운 직업이라고 한다. 나로 인해 다른 사람이 편하게 살 수 있다는 마음이 필요하다. 청소를 하면 묵은 때가 깨끗하게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 너무 좋다. 아프지 않고 평생 오래오래 청소 일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아프지 않으면 일을 오래 할 수 있고, 일을 하면 늙지도 않으니까.

 

 “노동이란, 내가 살아 있는 증거야. 내가 살아 있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일하고 나면 녹초가 될망정, 일할 때는 행복해. 내가 일할 수 있어서 최고로 행복해요.”

 

 요즘에는 사회 분위기가 바뀌어 청소노동자를 깍듯하게 대접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그럼에도 ‘사회 하층민이 선택하는 직업’, ‘우리가 나서서 도와야 하는 직업’ 등의 편견도 여전하다.

 

“우리도 그냥 직업일 뿐인데, 하찮고 소외된 직업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더라고. 그냥 직장 다니는 것하고 다를 것도 없는데 말이야. 그냥 미화원도 학교 직원일 뿐이야. 편견 가지고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어.”

 

 

“1년이 지나면 잘릴까 봐 늘 불안해.”

 우리 학교 청소노동자는 매 해 12월 말에 재계약을 한다. 재계약을 하면, 다시 수습기간 3개월을 지내게 된다. 수습기간이라고 돈을 적게 주는 것은 아니지만, 수습기간 동안엔 권고사직을 당해도 할 말이 없게 된다. 퇴직금 역시 1년 단위로 나온다. 중간에 관두면 퇴직금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한 회사와 계속 길게 계약했으면 좋겠어. 용역이 일 년 단위로 바뀌면, 계속해서 새로운 인생을 살아야 해. 올해도 무사히, 내년도 무사히.”

 

 만약 다른 곳으로 가야 한다면, 용역회사에서 연결해주는 것이 아니라 직접 일자리를 찾아야 한다. 인력 사무실과 벼룩시장에서 직접 알아보고 신청하는 형태로 이루어진다.

 

 

 우리 학교의 청소노동자 근무 환경은 생각보다 잘 되어 있다. 하지만 최근 발생한 서울대 미화원 분의 사망 사건 등 청소노동자들의 근무 환경이 열악한 곳이 여전히 많다. 또한 비정규직에 대한 제도적 차별 역시 개선돼야 한다. 앞으로 청소노동자들을 비롯해 비정규직에 대한 논의와 편견을 부수는 생각이 많이 필요해 보인다.

 

 

 

기사                           

 이해인 기자                           

(inn8@naver.com)                           

사진                           

김주은 기자                           

   (jesj040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