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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원폭피해자와의 동행

‘평통사’ 쳥년모임 이기은 · 김인아 씨

 

 1945년 8월 6일,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투하돼 약 20만의 목숨을 앗아갔다. 그 곳에는 한국인도 있었다. 일본으로 강제동원 되어 원폭피해를 입었던 사람들이다. 이들은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서 여전히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그들을 위해 활동하는 단체가 있다.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이하 평통사)다. 한국 원폭피해자들을 만나고 국제사회에 이들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있다. 성공회대학교 평통사 청년모임 활동가 이기은 씨와 김인아 씨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왼쪽부터 김인아씨, 이기은씨(사진=문성민 기자)

더 나은 세상을 향한 작은 움직임

 

 이기은 씨는 고등학생 때 처음 평통사를 접했다. 국어선생님의 권유로 한국 원폭피해자와 소성리 문제 평화기행에 참여했다. 그는 현장에서 어르신들을 지켜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이미 민주화가 이루어진 시대임에도 그들은 투쟁을 하고 있었다. 그는 한국사회에 여전히 남아 있는 불의를 마주하고 기존 민주화 기성세대에 분노를 느꼈다. 정말 민주화가 이루어진 것인지 묻고 싶었다. 이러한 생각을 평통사 인천 사무국장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세상이 변하지 않았다고 해도 그 과정에서 내가 많이 바뀐 것 같다.”는 대답은 그녀의 인생을 바꾸어 놓았다. 기은 씨는 그들의 진정성을 느꼈다. 본격적인 평통사 활동을 시작한 계기다. 그는 평통사에서 많은 경험을 했다. 성공회대 입학 후 평통사 청년모임을 만들었다. 과거의 경험들을 공유하기 위함이다.

 

 평통사 활동이 항상 평탄했던 것은 아니다. 학교생활과 평통사 활동을 병행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평통사 활동 때문에 대학생활을 희생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그는 대학에서 사회학과 정치학을 공부하는 이유에 주목했다. 사회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지 않고 공부하는 것이 옳은지 고민했다. “공부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이론과 실천의 병행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는 도서관에 앉아 공부만 하다가는 빠르게 흘러가는 정세를 쫒아갈 수 없다고 말한다.

 

 그는 평통사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효순이 미선이 평화공원 건립 운동’, ‘한국배치 사드 철거 운동‘, ‘6.12 싱가포르 공동성명 이행 촉구 운동’, ‘지소미아 재연장 반대 운동’ 등 국제사회 전면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중 가장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한국 원폭피해 문제에 집중해봤다.

 

한국 원폭피해자를 아시나요?

 

 한국 원폭피해자들은 일제 식민시대와 핵 피해의 참상을 증명하는 역사다. 이들은 원폭 피해로 인해 수명이 짧아졌다. 오래 살더라도 대부분 질병을 앓고 있다. 고통은 1세대 뿐 아니라 2, 3세들에게 까지 이어진다. 1980년 한국 원폭피해자 협회가 창설돼 이들의 목소리가 집단화되었지만 피해사실을 밝히지는 못했다. 원폭피해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 때문이었다. 이후 협회와 시민사회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점차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故김형률씨 (사진=국민일보)

 

 2016년 19대 국회에서 ‘한국 원폭피해자 특별법’이 통과 되었다. 이 법안을 통과시키기까지 수많은 노력이 있었다. 원폭피해자 2세 김형률 씨는 선천적으로 약한 몸에도 법안 통과를 위해 힘썼다. 그러나 많은 노력에도 특별법에는 한계가 있었다. 원폭피해의 특성상 그 피해가 2, 3세에게 이어진다. 1세대보다 심한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1세대에 대한 지원만 이루어질 뿐 나머지는 언급조차 되어있지 않다. 즉, 유전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지난 4월 발표된 원폭피해자 1세대에 대한 실태조사도 문제가 있다. 원폭피해는 개인마다 겪는 고통이 다르기 때문에 꼭 피해자들에 대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 4월 발표된 실태조사는 전수조사가 아닌 표본조사였다. 현재는 문제점을 해결한 개정안을 기다리는 중이다.

 

 한국 원폭피해자들은 미국의 원폭가해에 대한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피해사실을 기록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는 언론사의 취재 영상들만 남아있는 상태다. 평통사는 한국 원폭피해자 구술채록을 진행 중이다. 원폭 피해사실을 취합한 자료를 만들기 위해서다. 이들은 생존 원폭피해자들을 모두 만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문제는 피해자들의 평균 나이가 86세다. 고령의 나이와 원폭 피해로 인해 작년에만 100여 명이 사망했다. 생존해 계신 분들마저 언제 돌아가실지 모른다. 최대한 빠른 조사가 필요하다. 더 많은 구술채록 인원 모집을 위해 성공회대 ‘한국 원폭피해자 세미나’를 개최했다. 기은 씨는 구술채록 활동을 하며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특히 원폭피해자 2세 환우회 한정순 회장님의 이야기가 가슴을 울렸다. “우리는 죽는 순간이 광복이다.”는 말은 그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이들에게 진짜 광복의 의미가 무엇인지 고민하게 되었다.

 

 

 

 

 

 

 

 

3/16 서울 원폭피해자 구술채록활동 (사진=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핵 없는 세상을 향해서

 

 평통사는 구술채록 외에도 원폭피해자들과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 원폭피해 민간법정은 구술채록을 기반으로 미국정부의 범죄 행위를 묻는다. 국제사회에 핵무기의 반인륜성과 반인도성을 알리려는 취지다. 현재 민간법정은 국제법 전문가, 역사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팀이 구축되어 있다. 이외에도 핵무기금지조약 가입과 비준을 촉구하는 1만명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 이 서명은 2020년 유엔의 NPT(핵무기확산방지조약)회의에 제출을 목적으로 진행된다.

 

 “항상 핵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김인아 씨는 현 시대의 청년들에게 이 말을 전하고 싶어 했다. 현재 세계정세는 비핵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북한과 미국은 6.12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 비핵화에 합의했다. 그러나 여전히 핵 보유 5개국은 ‘핵무기금지조약’을 비준하지 않았다. ‘핵무기확산방지조약’은 핵 보유국가와 그 외 국가에 차별적인 의무부과를 하고 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란 없다.”라는 말이 있다. 우리는 핵 피해의 역사를 기억하고 되풀이 하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비핵화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이는 핵 위험을 걱정하지 않는 평화의 바탕이 될 것이다.

 

문성민 기자                                   

(mbs09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