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가 조금 더 다정했으면

채한영 감독

 

 시시해 보이는 일상도 카메라를 갖다 대면 다르게 보일 수 있다. 채한영 감독은 2015년 ‘사막 한가운데서’로 데뷔했다. 타인과 타인의 소통을 중점으로 꾸준히 독립영화를 만들어오고 있다. 일상에서 지나친 순간들을 되돌아보는 힘이 중요한 시점에 채한영 감독을 만나봤다.

 

 

 

 

채한영 감독님 (사진=심종훈 기자)

영문과 학생에서 독립영화감독으로

 

 영화에 관심이 많았던 채한영 씨는 고등학교 때부터 친구들과 알음알음 영상촬영을 해왔다. 연극영화과를 목표로 했으나 성적의 장벽에 부딪혀 영문과를 전공했다. 하지만 대학에서도 극단 활동이나 영상제작활동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영문과에서 배우는 제3 세계권 관련 수업은 그의 시나리오 영감에 큰 도움이 되기도 했다. 우연히 전북독립영화협회에서 주관하는 필름스쿨에 들어가면서 영화감독으로서의 그의 삶이 시작되었다.

 

 

‘시나리오를 완성해본 경험이 없는 이들에게’

 

 3~4분 길이의 짧은 영상은 만들어봤어도, 당시 채한영 감독에게 10분이 넘는 영화나 시나리오를 완성해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에게 필름스쿨은 소중한 기회였다. 필름스쿨은 학생들의 포트폴리오 보다 그들의 상황과 열정을 우선시했다. 선정된 인원은 영화현장에 바로 투입된다. 그는 현장에서 영화계 프로들과 대화를 하며 실용적인 스킬을 배워나갔다. 그곳에서 배우는 것들이 연극영화과 커리큘럼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영화를 통해 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는데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는 사람들. 그들에게 필름스쿨을 꼭 추천하고 싶다고 말한다. 지역마다 이런 독립영화 지원 포맷들이 점점 많아져서 영화인을 꿈꾸는 이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사회에 전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독립영화 ‘선아의 방’ 촬영현장 (사진=본인 제공)

 

 

“우리가 눈으로 보는 것들을 24프레임 안에 다 담기에는 수백장의 사진이 빠진다.

그럼에도 독립영화는 우리가 보지 못한 부분들을 담아낸다.”

 

 채한영 씨는 습관처럼 메모를 한다. 영화와 관련이 있든 없든 일단 그때 당시의 생각과 감정들을 적는다. 이렇게 작성한 메모들 속에서 시나리오에 대한 영감을 얻는다. 사적인 생각이 영화를 통해 구현되고 이것을 통해 관객과 소통할 수 있다. 거기서 오는 희열이 그가 영화를 만드는 이유이다.

 

 

‘너무 슬픈 것 같지만 계속 이야기해야 해요’

 

 독립영화가 필요한 이유는 명확하다. 그는 우리가 들여다보기 싫고, 슬플 것 같지만 끊임없이 이야기하는게 독립영화라고 생각한다. 대상과 온전히 소통하고 표현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독립영화가 사회의 단면을 현실적으로 보여주려는 노력은 계속 되어야한다. 그는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사회는 어떤 사회인지에 대한 물음들을 끊임없이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주류가 아닌 것들을 호출하는 게 독립영화

 

 채한영 감독에게 독립영화는 애증의 존재다. 기획영화는 밑져도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편하게 보지만 독립영화는 기대를 많이 한다. 그래서 실망도 자주 한다. 독립영화를 보다 보면 투박해 보이는 작품들이 많다. 처음 보기에는 낯설고 완성도가 떨어져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영화가 이야기를 하고 있는 지점, 손을 얹고 있는 지점에서 깨달을 때가 많다. 그는 독립영화 ‘벌새’를 추천하며 예시로 들었다. 기획영화에서 반드시 나오는 요소가 있다. 마약, 폭력, 형사 그에 비해 ‘벌새’는 14살 중학생 은희, 여성의 삶, 성수대교의 붕괴 등 그 출발점이 다르다. 영화의 주인공으로 호명되지 못하는 이들, 주류로 분류되지 못하는 주제들을 독립영화는 담고 있다. 이런 시도들이 중요하며 그가 독립영화를 애증하게 되는 이유이다.

 

 관객들은 스크린의 모습만 보지만 제작자에겐 영화의 전과 후가 다 중요하다. 관객들도 그의 시선을 볼 수 있는 영화가 되길 바란다. 촬영현장이 착해져야지 영화가 착해질 필요는 없다고 거듭 이야기하는 그의 행보가 앞으로도 기대된다.

심종훈 기자                            

shim264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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