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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다’는 행위가 던지는 고민

소설 『양수 씨를 보는 일』의 류해수 작가

 

 

 “첫인상이 반은 먹고 들어간다.”는 말이 있다. 처음 어떻게 타인에게 비춰지는지가 그 사람의 이미지를 결정한다는 뜻이다. 현대인들에게 ‘이미지 관리’는 필수다. 이는 인간관계에 처신하는 능력으로 삶에 꼭 필요한 부분이다. 종종 우리는 질문을 던진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이고 있는가?”

 사회에서 인정하는 인간은 공고하지만 실제 우리의 삶은 그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이런 간극에 실망해 상처를 받고, 단편적인 개인의 모습만을 보며 타인을 평가해 상처주기도 한다. ‘본다’는 것은 고민을 안긴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현대인의 고충을 소설로 풀어낸 『양수 씨를 보는 일』의 작가 류해수 씨를 만났다.

 

 

 

 

 

 

 

 

 

 

 

 

 

 

 

 

 

 

 

인터뷰를 하고 있는 류해수 작가 (사진= 최윤식 기자)

 

 

소설을 쓰게 된 계기

 

 류해수 씨는 『양수 씨를 보는 일』이라는 소설이 황해문화 공모전에 입상한 이후, 소설가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전에도 극본을 쓰는 등 창작을 꾸준히 해왔지만, 소설가로서의 작품 활동은 『양수 씨를 보는 일』이 처음이었다. 그가 창작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소설이 아닌 영화를 통해서였다. 영화감독의 길을 걷기 위해 연극영화과에 들어가 편집과 여러 기술을 배웠다. 하지만 영화 현장은 감독이 온전히 제어할 수 없었다. 여러 사람과의 협업이 필수적이었다. 그에게는 혼자 집필할 수 있는 소설이 작품에 매진하기 좋은 환경이었다.

 이후 그는 다시 입시에 도전해 극작과로 입학했다. 당시 동기들 사이에 소설을 잘 읽고 쓰고 싶어 하는 분위기가 돌아 영향을 받았지만, 바로 소설을 쓰지는 않았다. 제대로 쓰기 시작한 것은 한참 시간이 흐른 뒤였다. 졸업 작품으로 낸 희곡 두 편 중 한 편이 운 좋게 당선되어 연극으로 올라가게 되었고, 이후 연극을 하자는 제의가 여럿 왔다. 그는 소설을 쓰려 했지만, 지금이 아니면 다시 연극의 기회가 없겠다고 생각했다. 여러 장르를 경험하기 위해 소설 쓰기를 잠시 미루었다. 한동안 지인의 연극과 영화의 시나리오를 집필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인이 흥행과 성공의 격차가 큰 작업에 어려움을 느꼈고, 결국 안정적인 직장을 찾아 떠났다. 그 후 시나리오 집필을 그만두고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본다’는 행위에서 비롯된 소설 집필과 고민

 

 ‘양수 씨를 보는 일’은 처음 발표한 소설이다. ‘본다’는 행위가 무엇인지에 대한 화두를 던지고, 보이는 이미지에 집착하며 부끄러움을 느끼는 현대인의 모습을 다소 비판적으로 담아냈다. 류해수 씨는 작품을 통해 자기전시에 대한 고민을 풀어내고 싶었다. 보여지는 이미지에 의해 타인에게 평가받는 일은 싫은 일임에도, 자신 역시 평가를 반복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고민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했다.

 이러한 소재를 담기 위해 설정한 인물로 성소수자 ‘양수 씨’가 있다. 그는 화자가 평가를 내리는 대상인 동시에, 각종 편견으로 고통 받는 인물이다. 양수 씨를 다룸에 있어 많은 고민이 필요했다. 창작은 오롯한 상상이 아닌 현실 경험에 대한 소비기에 대상화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의도와 다르게 타인에게 상처를 줄 수 있고, 당사자성을 반영하는 것에는 반드시 주의가 필요했다.

 이 과정에서 모르는 건 쓰지 말자는 결론을 내렸다. 만약 ‘양수 씨를 보는 일’의 화자가 비교적 평범한 시간강사 대신 양수 씨였다면, ‘거짓말하는 이야기’가 될 것이었다. 당사자가 아닌 자신은 잘 모르기에, 애초에 완성조차 할 수 없을 터였다.

 하지만 동시에 ‘왜 모른다고 넘기며 자세히 알려 하지 않는가?’ 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한다. 낯선 이를 보면 “저 사람은 이상해, 원래 저런가 봐.” 하는 식으로 예단하고, 이해하려 들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처럼 ‘무엇이 어떻다’고 단정 짓는 것은 위험하다는 거다.

 

 

 

 

 

 

 

 

 

 

 

 

 

 

 

 

소설에 사인하는 류해수 작가(사진=최윤식 기자)

 

 

글과 함께하는 삶

 

 글을 읽는 행위는 생각을 깊이 정리하게 한다.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글을 쓰고 읽는 과정에서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게 되면 처음의 판단이 적절한지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되고,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처럼 소설 창작의 즐거움과 보람은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현실적인 문제를 무시할 수만은 없다. 그는 문예창작과를 준비하는 학생들을 가르친다. 창작만으로 생계유지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도 장편 소설을 집필하는 중이다. 류해수 씨에게 창작은 인생의 동반자이다. 앞으로도 글을 쓰며 살 그의 삶을 응원한다.

 

기사                                         

김유승 기자                                    

(sleepless28@naver.com)                                    

사진                                     

최윤식 기자                                     

(yunsik97@naver.com)